겨울철, 특히 야외 활동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저체온증에 대해 주의해야 합니다. 저체온증은 단순히 몸이 차가워지는 것을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저체온증의 정의부터 온도별 증상, 원인, 치료법 및 응급처치까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저체온증이란?
저체온증은 체온이 정상 범위인 36.5~37.5°C에서 35°C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체온이 낮아지면 신체의 주요 장기와 대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외부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열을 잃게 되는데, 잃는 열량이 생성하는 열량보다 많아지면 체온이 낮아지면서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추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젖은 옷을 입은 채로 있거나, 노인이나 영유아의 경우 저체온증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 저체온증의 온도별 증상
저체온증은 체온이 정상적인 범위(약 36.5~37.5°C)에서 35°C 이하로 떨어졌을 때 진단되며, 체온에 따라 다음과 같이 3단계로 구분됩니다.
1. 경증 저체온증 (32~35℃)
- 심한 떨림 (오한): 몸이 차가워지면서 근육이 수축하여 열을 생성하려고 하기 때문에 심하게 떨립니다.
- 피부의 닭살 (털세움근 수축): 털이 곤두서고 피부가 오돌토돌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 빠른 호흡과 심박수: 몸이 열을 내기 위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호흡과 심박수가 빨라집니다.
- 피부 창백: 혈관이 수축하여 열 손실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에 피부가 창백해집니다.
- 피로감, 무기력: 몸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피로감과 무기력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 판단력 저하, 혼란: 뇌 기능이 저하되면서 판단력이 흐려지고 혼란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특징: 신체가 열을 생성하기 위해 떨림 반응을 보입니다.
2. 중등도 저체온증 (28~32℃)
- 떨림 멈춤: 초기에는 떨림이 나타나지만, 체온이 더 떨어지면 오히려 떨림이 멈추게 됩니다. 이는 몸의 에너지 소모가 너무 커서 더 이상 떨림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근육 경직: 근육이 뻣뻣해지고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 운동 기능 저하: 균형 감각 상실,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집니다.
- 느린 심박수와 호흡: 신체 기능이 더욱 저하되면서 심박수와 호흡이 느려집니다.
- 인지 기능 저하: 혼란 심화, 말이 어눌해집니다.
- 반사 작용 저하: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려지거나 없어집니다.
- 의식 저하, 혼수상태: 의식 수준이 점점 낮아져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 동공 확장: 동공의 크기가 커집니다.
특징: 열 생성이 감소하면서 신체 기능이 둔화됩니다.
3. 중증 저체온증 (28℃ 이하)
- 심장 박동 불규칙 (부정맥): 심장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 호흡 곤란 또는 정지: 호흡 기능이 거의 멈추거나 완전히 정지될 수 있습니다.
- 피부색 변화: 피부가 푸르스름해지는 청색증이 나타납니다.
- 의식 불명: 졸음, 의식 소실로 의식을 완전히 잃게 됩니다.
- 사망: 심장 기능과 호흡 기능이 멈추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특징: 생명 유지가 어려운 단계로 즉각적인 응급조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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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체온증의 주요 원인
저체온증의 원인은 주로 신체의 열 손실이 열 생성보다 많아지는 경우 발생합니다. 저체온증의 주요 원인은 크게 외부 환경 요인과 신체 내부 요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1. 외부 환경 요인
- 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겨울철 야외 활동(등산, 캠핑, 낚시, 스키 등), 장시간 실외 작업, 노숙 등이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특히 바람이 많이 불거나 습도가 높은 날씨에는 체온이 더욱 빠르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 젖은 옷 착용: 땀이나 비에 젖은 옷은 마른 옷에 비해 체온을 훨씬 더 빨리 떨어뜨립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저체온증의 위험이 매우 높아집니다.
- 차가운 물에 빠짐 (익수): 차가운 물에 빠지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순식간에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온이 낮을수록 위험은 더욱 커집니다.
2. 신체 내부 요인
- 노인 및 영유아: 노인과 영유아는 체온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저체온증에 취약합니다. 노인의 경우 기초대사량이 낮고 피하지방이 적어 열 생산 및 보온 능력이 떨어지며, 영유아는 체표면적당 체중 비율이 높아 열 손실이 크기 때문입니다.
- 질병
- 내분비 질환: 갑상선 기능 저하증, 부신 기능 저하증,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등은 신진대사를 저하시켜 체온 조절 기능을 약화시키고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신경계 질환: 뇌졸중, 뇌손상, 척수 손상 등 중추신경계 질환은 체온 조절 중추의 기능을 저하시켜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심혈관 질환: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은 혈액 순환을 저하시켜 체온 유지를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 당뇨병: 혈당 조절 이상은 체온 조절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저혈당이 발생할 경우 저체온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 약물: 일부 약물(수면제, 항우울제, 마취제 등)은 체온 조절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알코올 섭취: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느끼게 하지만, 실제로는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열 손실을 가속화합니다. 또한, 알코올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여 떨림 반사 등 체온 유지 기전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저체온증의 위험을 높입니다.
- 영양 부족: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면 열 생산 능력이 저하되어 저체온증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 외상: 심한 외상, 특히 출혈이 심한 경우 체온 조절 기능이 저하되어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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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체온증의 치료 및 응급처치
저체온증의 치료는 크게 현장에서의 응급 처치와 병원에서의 전문적인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목표는 더 이상의 열 손실을 막고 심부 체온을 안전하게 올리는 것입니다.
1. 현장에서의 응급 처치
저체온증 환자를 발견했을 때는 즉시 다음과 같은 응급 처치를 시행해야 합니다.
- 따뜻한 곳으로 이동: 환자를 추운 환경에서 벗어나 따뜻하고 건조한 곳으로 옮깁니다.
- 젖은 옷 벗기기: 젖은 옷을 벗기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힙니다. 가능하다면 따뜻하게 데워진 옷을 입히는 것이 좋습니다.
- 보온: 담요, 침낭, 수건 등으로 몸 전체를 감싸서 보온합니다. 특히 머리,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열 손실이 많은 부위를 집중적으로 감싸줍니다.
- 따뜻한 음료 제공 (의식이 있는 경우): 의식이 명료한 환자에게는 따뜻한 물, 차, 설탕물 등을 천천히 마시게 합니다. 알코올이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혈관을 확장시켜 열 손실을 가속화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 핫팩 또는 따뜻한 물병 사용: 겨드랑이, 가슴, 사타구니 등에 핫팩이나 따뜻한 물병을 수건으로 감싸서 대어줍니다. 단,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심폐소생술 (필요시): 환자의 의식이 없고 호흡이나 맥박이 없을 경우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119에 신고합니다.
절대 금지 사항
- 환자를 갑자기 따뜻하게 하거나 마사지하지 마세요. 급격한 체온 변화는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 뜨거운 물, 난로, 전기담요 등을 직접적으로 환자에게 사용하지 마세요. 화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 환자를 혼자 두지 말고 상태를 계속 관찰해야 합니다.
2. 병원에서의 전문적인 치료
병원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전문적인 치료를 시행합니다.
- 가온된 산소 공급: 37-40°C로 가온되고 가습 된 산소를 공급하여 호흡을 통해 체온을 올립니다.
- 가온된 수액 투여: 40-42°C로 따뜻하게 데워진 수액을 정맥 주사하여 체내 온도를 높이고 탈수를 교정합니다.
- 적극적 가온 요법: 심한 저체온증의 경우 다음과 같은 적극적인 가온 요법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 복강 세척: 따뜻한 생리식염수를 복강 내에 주입하여 체온을 올립니다.
- 흉강 세척: 흉강에 따뜻한 생리식염수를 주입하여 가온합니다.
- 혈액 가온: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빼내어 따뜻하게 데운 후 다시 체내로 주입합니다.
- 심폐 우회술 (체외 순환):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기계를 사용하여 혈액을 따뜻하게 데운 후 체내로 순환시킵니다. 이는 가장 효과적인 가온 방법이지만, 설비와 인력이 갖춰진 큰 병원에서만 가능합니다.
-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온, 심장 리듬, 혈압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합니다.
- 합병증 관리: 저체온으로 인한 부정맥, 응고장애 등의 합병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합니다.
저체온 치료 (유도 저체온 요법)
저체온증과는 반대로, 특정 질환 치료를 위해 의도적으로 체온을 낮추는 "저체온 치료" 또는 "유도 저체온 요법"이 있습니다. 이는 심정지 후 소생 환자나 뇌 손상 환자의 뇌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됩니다. 체온을 32~34℃ 정도로 낮추면 뇌의 대사 활동이 감소하여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 치료는 전문적인 의료진의 감독 하에 엄격하게 시행됩니다.
◆ 저체온증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저체온증은 추운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건강 문제입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저체온증 예방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다음은 저체온증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입니다.
1. 보온에 신경 쓰기
- 따뜻한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기: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두꺼운 옷 한 벌을 입는 것보다 보온 효과가 좋습니다. 옷 사이에 공기층이 형성되어 단열 효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방풍, 방수 기능이 있는 겉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노출 부위 최소화: 장갑, 모자, 목도리, 마스크 등을 착용하여 얼굴, 손, 발 등 노출되는 부위를 최소화합니다. 특히 머리는 체온 손실이 가장 큰 부위이므로 모자를 꼭 착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젖은 옷은 즉시 갈아입기: 땀이나 비에 젖은 옷은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리므로 즉시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합니다.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 여벌의 옷을 준비하여 갈아입도록 합니다.
- 실내 온도 적정하게 유지: 실내 온도를 너무 낮지 않게 유지하고, 환기를 자주 하여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합니다.
2. 생활 습관 관리
- 균형 잡힌 식사: 영양가 있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여 열 생산을 위한 에너지를 확보합니다. 특히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열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규칙적인 운동: 규칙적인 운동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여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단, 추운 날씨에 야외 운동을 할 때는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고 보온에 신경 써야 합니다.
- 충분한 수분 섭취: 탈수는 체온 조절 기능을 저하시키므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알코올 섭취 자제: 알코올은 일시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느끼게 하지만, 실제로는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열 손실을 가속화합니다. 또한, 알코올은 중추신경계를 억제하여 체온 유지 기전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저체온증의 위험을 높입니다. 특히 추운 날씨에는 알코올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흡연 자제: 흡연은 혈액 순환을 저하시켜 체온 유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충분한 휴식: 피로는 체온 조절 능력을 저하시키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특정 상황에서의 주의 사항
- 노인 및 영유아: 노인과 영유아는 체온 조절 능력이 약하므로 겨울철 외출 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따뜻한 옷을 입히고, 장시간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 만성 질환자: 갑상선 기능 저하증,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저체온증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담하여 예방 및 관리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 야외 활동 시: 겨울철 등산, 캠핑, 스키 등 야외 활동을 할 때는 날씨 변화에 대비하여 충분한 방한 용품을 준비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 차가운 물에 노출될 경우: 차가운 물에 빠졌을 경우 즉시 물 밖으로 나와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합니다.
저체온증은 빠른 대처와 예방이 생명을 지키는 데 필수적입니다. 저체온증의 증상과 원인을 잘 이해하고, 응급처치 방법을 숙지하여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올바르게 대응하세요.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