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붉게 물든 피를 발견했을 때의 당혹감과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혈변은 흔히 치질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장 질환이나 위장출혈, 심지어 대장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혈변의 원인을 색깔과 증상별로 분석하고, 치료 방법까지 알아보겠습니다.
◆ 혈변이란?
혈변은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을 의미합니다. 피의 색깔과 형태에 따라 출혈 부위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혈변의 색깔과 원인
- 선홍색 혈변 → 항문 또는 대장 하부 출혈
- 검붉은 색 혈변 → 대장 중간 또는 상부 출혈
- 검은색(타르색) 변 → 위장이나 십이지장출혈 가능성
◆ 혈변의 주요 원인
혈변(피가 섞인 변)의 원인은 다양하며,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출혈의 위치, 색깔, 양, 동반 증상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항문 및 직장 문제 (출혈이 밝은 빨간색일 경우)
- 치질(치핵): 가장 흔한 원인으로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면서 선홍색 출혈이 발생할 수 있음. 가려움, 통증 동반 가능
- 항문열창(항문 균열): 딱딱한 변으로 인해 항문이 찢어지며 출혈 발생. 통증 동반
- 직장 궤양: 염증성 장질환이나 변비로 인해 직장점막이 손상될 수 있음
2. 장출혈 (출혈이 어두운 빨간색~검은색일 경우)
① 감염성 장염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감염)
- 이질 / 살모넬라 / 대장균 / 클로스트리디움 등
-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
- 증상: 설사, 혈변, 복통, 발열, 탈수
② 염증성 장질환
궤양성 대장염
- 대장 점막에 궤양이 생기면서 출혈
- 증상: 혈변, 설사, 복통, 체중 감소, 피로
크론병
-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염증 발생 가능
- 증상: 혈변, 설사, 복통, 열, 체중 감소
③ 허혈성 대장염
- 장으로 가는 혈류가 부족해 장점막이 괴사 하면서 출혈
- 주로 고령자, 혈관 질환자에게 발생
- 증상: 갑작스러운 복통, 혈변, 설사
④ 항생제 관련 장염 (Clostridium difficile 감염)
- 항생제 복용 후 장내 유익균이 줄어들면서 발생
- 증상: 심한 설사, 혈변, 발열, 복통
⑤ 대장 폴립 및 대장암
- 대장 용종(폴립)이 커지면 출혈 가능
- 대장 내 종양으로 출혈 및 변비/설사 등 배변 습관 변화
- 증상: 혈변, 점액 변, 체중 감소, 복통, 피로
⑥ 게실염
- 장 벽에 생긴 주머니(게실)가 염증으로 인해 출혈할 수 있음
⑦ 장결핵
- 결핵균이 장을 침범하여 출혈을 일으킬 수 있음
3. 위장관 출혈 (출혈이 검은색 변일 경우 - 흑색변)
-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산에 의해 점막이 손상되며 출혈 발생
- 식도 정맥류 출혈: 간경화 등으로 인해 식도 정맥이 부풀어 터질 경우
- 위암: 위 점막 출혈로 인해 검은색 변(타르 변) 가능
◆ 혈변이 발생하면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다음과 같은 경우 즉시 병원에 방문해야 합니다.
- 대량 출혈 (급성 출혈로 인해 어지럼증, 빈혈 증상)
- 혈변과 함께 복통, 발열, 체중 감소 동반
- 변이 검거나 타르처럼 보일 경우 (위장 출혈 가능)
- 혈변이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발생
혈변의 원인은 단순한 치질부터 심각한 대장암까지 다양하므로, 증상이 지속되면 소화기내과에서 대장내시경, 혈액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혈변 치료 방법
혈변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단순한 치질부터 장염, 대장 질환까지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입니다.
1. 항문 질환 (치질, 항문열창 등)
- 온수 좌욕: 하루 2~3회, 10~15분간 따뜻한 물에 좌욕
- 식이섬유 섭취 증가: 변비 예방 (채소, 과일, 통곡물)
- 수분 섭취 증가: 하루 1.5~2L 물 마시기
- 연고, 좌약 사용: 치질 연고(스테로이드, 국소 마취제 성분)
- 심할 경우 수술: 출혈이 지속되거나 심한 경우 치질 제거술 고려
2. 감염성 장염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감염)
- 수분 보충: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ORS(경구 수액) 섭취
- 안정 & 가벼운 식사: 기름진 음식, 유제품 피하기
- 항생제 치료 (원인균에 따라 다름)
- 세균 감염(이질균, 살모넬라 등) 일 경우 항생제 사용 가능
- 바이러스 감염(노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 등)은 대증 치료(휴식, 수분 보충)
🚨 고열, 지속적인 혈변, 탈수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 방문!
3. 염증성 장질환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약물 치료
- 5-ASA(메살라민) 계열 약물 → 장내 염증 완화
- 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제) → 심한 염증 조절
-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인플릭시맙 등) → 중증 환자 치료
식이요법
- 자극적인 음식 피하기(매운 음식, 카페인, 유제품)
- 소화가 쉬운 음식 섭취
심한 경우 수술
- 장 천공, 대량 출혈 시 수술 고려
4. 허혈성 대장염 (장 혈류 장애)
- 수액 치료로 혈류 공급 개선
- 저섬유식 유지 (장의 부담 줄이기)
- 심한 경우 혈관 확장제, 수술 필요
5. 대장암
- 대장내시경 검사 후 종양 제거(폴립절제술)
- 진행된 경우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병행
혈변이 발생하면 단순 치질인지, 대장 질환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증상이 있다면 소화기내과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진: Unsplash의 manu schwendener
◆ 혈변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
✔ 변비 예방: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 물 자주 마시기
✔ 건강한 장 환경 유지: 프로바이오틱스 섭취(요거트, 김치 등)
✔ 규칙적인 배변 습관: 배변을 참지 않기
✔ 정기적인 건강검진: 50세 이상이라면 대장내시경 검사 필수
혈변, 방치하면 위험할 수도!
혈변이 단순 치질 때문일 수도 있지만, 지속되거나 복통, 설사가 동반되면 대장 질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변 색깔이 검거나 혈변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변이 생겼다면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보세요!